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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0. <트랜스 페미니즘으로 나아가기: 이분법의 오류와 교차성>

"트랜스 여성을 배제하는 움직임은 그들이 주장하는 "생물학적 여성"도 배제한다는 것을 간과한다. 수염자국이 있고, 체모가 많이 나서 고민하는 "생물학적 여성", 발이 커서 운동화만 신는 "생물학적 여성", 목소리가 낮아서 툭하면 한 소리 듣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생물학적 여성", 턱선이 "남성" 같아서 성형 권유를 무수히 듣는 "생물학적 여성" 등은 실존하고, 흔하다. 치마가 어울리지 않아 바지만 입고, 가슴 조금 작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당황에 찬 비명소리를 듣는 여성들의 경험은 너무나도 흔하다. 길가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질문을 받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이런 존재들 앞에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고 "생물학적 여성"을 들이밀고 겉보기만으로 젠더를 판정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에 약간이라도 부합하지 않는 여성들을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다. 생물학적 성별을 운운하며, 딱 보면 생물학적 성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가부장제에서 제시하는 젠더이분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된다."

 

"생물학적 여성에 집착하던 사람들은 (주로 트랜스 여성을 배제하기 위해) 자궁이 있는 존재만을 여성으로, 난소가 있는 존재만을 여성으로 보려 하고, 생리 경험이 없는 사람을 배제하려 한다. 그 결과 배제되는 것은 정작 불임여성, 호르몬 이상이 발생해 있는 여성, 장애 여성들이다. 많은 시위에서 여성을 자궁으로 보지 말라고 했던 말이 무색하게, 여성을 자궁으로 환원하기도 하고, 여성을 가부장제에서 제시하는 일관된 틀에 맞춰서 보려고 하는 것이다. 애당초 염색체, 자궁 등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성별"은 여성을 출산도구로 보는 남성 중심의 의료체계에서 공고화된 것이다. 지정성별이니, 생물학적 성별이니 하는 것들은 트랜스젠더만 배제하지 않는다. 이런 구분들은 주로 국가가 누가 여성인지 지정해주고, 그에 맞는 역할을 심어주고, 강요하기 위한 것들이다."

 

P. 23 <트랜스 페미니즘으로 나아가기: 이분법의 오류와 교차성>, 《차곡차곡: 없어서 직접 쓴 책 1호》 by 사람을 생각하는 인권•법률 공동체 두런두런 Do Learn Do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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