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색출 피해자 대법원 무죄 촉구 시위 "우리의 존재는 무죄다"에서 이오 운영지원팀장이 발언했습니다.
트랜스해방전선에서 왔기 때문에 트젠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트젠으로 인사드립니다 트젠!
안녕하세요, 트랜스해방전선의 이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한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가 군대에 갔습니다.
현재 이 분은 군대에서 아웃팅을 당했습니다. 같은 부대 사람들은 뒤에서 게이라며 쑥덕대고 있고 아웃팅 가해자는 군대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습니다. 부대 간부는 이 분의 트위터를 꾸준히 사찰하여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봤다고 합니다.
부대에 이와 관련하여 협조를 요청하니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만을 들은 상태로 지금까지 처리과정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잘못된 것은 무엇일까요? 군대에 간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잘못일까요? 아니면 동의 없이 아웃팅을 하고 이 분을 사찰하고 이 분을 놓고 험담을 하는 부대 구성원들이 잘못일까요?
당연히 방금 말씀 드린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는 죄가 없습니다.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들이 군대라는 곳 앞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의료 트랜지션을 끝냈지만 성별정정을 하지 못했거나 혹은 하지 않은 MTF 분들은 민방위에 가면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은 물론 병역문제를 처리하는 데에도 길고 긴 시간과 과정이 들죠. 위에 말씀 드린 논바이너리님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의료 트랜지션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퀴어는 어떻습니까? 자신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당하며 군대에 가서 물리적, 정신적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죕니까? 우리가, 우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죕니까?
다시 한번 국방부에,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민국 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죕니까?
우리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무죕니다. 우리를 우리로서 살지 못하게 하는 군대가, 직장이, 한국 사회와 정치가 유죄죠.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고 직간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국방부와 대한민국 정부가 유죄죠.
저는 이 판결이 유죄가 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우리가 퀴어라는 이유만으로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 안에서 유죄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면, 그것이 한국 사회 전반에 ‘퀴어 혐오는 해도 되는 것, 그게 당연한 것’ 이라는 인식이 퍼지는 신호탄이 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번 판결이 무죄가 되길 바랍니다. 군대 내에서 퀴어도 사람이다 라는 인식을 심고, 그로 인해 군대 내 퀴어인권이 개선되고, 그러면 그게 계기가 돼서 한국 사회에서의 퀴어인권이 개선되면, 아니 퀴어인권 개선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혐오발언이나 구타를 비롯한 정신적, 물리적 가해가 멈춰진다면, 적어도 비성소수자의 머릿속에 ‘내가 퀴어를 괴롭히면 큰일 나는구나’ 라는 생각이라도 심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트랜스해방전선이 주최한 TDOR 추모행진의 슬로건이 ‘그만 죽여라, 우리도 살고 싶다.’ 였습니다. 우리가 그만 죽이라고, 우리도 살고 싶다고, 우리는 죄가 없다고 굳이 우리가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얘기하지 않아도 우리가 우리로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군대 안에서 고생하는 우리 동지들도, 군대 밖에서 전전긍긍하며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우리들도, 더 이상은 눈물 짓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이번 판결의 무죄 촉구와 한국사회의 퀴어인권 개선을 위해 트랜스해방전선도 적극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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