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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6. <젠더 확장하기 - 트랜스젠더퀴어> &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젠더퀴어는 미스젠더링 될 수밖에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과는 달리, 젠더퀴어스러움은 정의된 적이 없다. 젠더퀴어의 머리 길이는 어때야 할까? 목소리는? 가슴은? 생식기는? 모든 것이 여성으로만 보이는 사람은 젠더퀴어라고 부를 수 없나? “너는 젠더퀴어로 보이지 않고, 여성으로 보여” 라는 말은 젠더퀴어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기에 가능한 말이다. 나는 젠더퀴어이기 때문에 화장을 한다/안한다, 젠더퀴어이기에 이런 옷을 입는다/입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할 수는 없다."

P. 35 <젠더 확장하기 - 트랜스젠더퀴어>, 《차곡차곡: 없어서 직접 쓴 책 1호》

"트랜스젠더의 인생은 모순덩어리다. 의료적/법적 트랜지션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트랜지션’이 필요하고, ‘사회적 트랜지션’을 위해서는 법적/의료적 트랜지션이 필요하며, 의료적 조치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을 벌려면 의료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별이분법과 이성애중심주의는 트랜스젠더가 끼어들지 않아도 이상하지만, 트랜스젠더가 들어가는 순간 이상함을 넘어선다. 법적으로 주민번호 한 개를 바꿨다고 결혼이 취소되질 않나, 남자친구가 있는 지정성별 여성은 자신의 젠더를 부정당하질 않나, 트랜지션 진척도가 꽤 되어 있는 경우에도 법적 성별을 들이밀며 성별 구분 공간을 부당하게 강요하질 않나. 이것의 실익은 무엇인가? 법적으로 같은 성별의 사람만 모아놔야 하는 이유는? 이성끼리 있으면 성적 긴장감이 발생해서? 법적으로 동성이기만 하면 실제로 서로 ‘이성’으로 인식하고 있어도 한 방에 몰아넣으면서? 동성끼리는 성적 긴장감이 발생하지 않을까?

생식기가 없는 시스젠더는 젠더를 의심받지 않지만, 생식기를 가진 트랜스젠더는 진정성을 의심 받는다. 트랜스젠더의 의료 절차에는 비가역성을 강조한다. ‘원래의 성별로 돌아갈 수 없기에’ 신중한 결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인터섹스의 의료에서는 비가역성은 신경쓰는 대상이 아니다. ‘원래의 신체’ 로 돌아갈 수 없음에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는 수술이 이루어진다. 시스여성의 숏컷은 과감한 시도지만 트랜스젠더의 숏컷은 ‘역시 너도 남자구나’ 같은 혐오표현을 불러 일으킬 뿐이다.

패싱되거나 실제의 젠더를 떠나서, 섹스 가능성을 떠나서, 오직 법적 기준만으로 사람을 취급하는 것은 트랜스젠더의 수많은 교육, 고용, 의료 기회를 박탈한다. 트랜스젠더의 특수한 상황은 제도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P. 188-189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차곡차곡: 없어서 직접 쓴 책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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