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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2020년

08/02/20 [아시아경제] [사이드B]"성 전환 하사·숙대 입학생, 용기 큰 힘" 트랜스젠더 단체 대표 김겨울씨

김겨울: 대학에도 남성 주민번호로 들어갔더니 다름에 대한 편견이 지독하다. 스스로도 못 견뎌서 그만두게 됐다.

수술비는 마련해야 하니까 유흥업소에 가게 되고 수술을 하고 나서도 취업하기가 또 쉽지 않으니까 다시 유흥업에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일부는 트랜스젠더가 남자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 다음, 여성성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그런 모습을 싫어하는 것 아닐까 짐작한다. 내가 남자로 보이면 괴롭힘이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많은 여성들도 겪고 있는 아름다움, 여자는 단정해야 하고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 억압을 트랜스여성도 표현이 되는 구조적 문제.

트랜스젠더 중에서도 분명 화장하기 싫어하는 '탈코르셋' 여성들이 있다.

데이빋: 혼자서는 뜻대로 할 수가 없어서 예전에는 부모 외에도 자식이 있다면 자식의 동의까지 얻어야 했고, 판사 재량마다 너무 달라서 의사 진단서가 있는데도 성기를 화장실 가서 확인하고 나서야 결정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4대 보험 같은 기본적인 안전 보장은커녕 노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한정적.

트랜스남성, 여성들은 살기 위해서 드러내는 것인데, 구조적으로 개인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트랜스젠더라고 다 이렇다는 건 일반화된 오류. 여대에 남성 교환학생도 있고 트랜스젠더가 온다고 범죄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건 허구.

그런 허상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니까 우리를 해칠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 것 같다. 지금의 구조 자체는 게이나 트랜스젠더가 숨기고 사는 게 당연한 것처럼 돼 있는데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새로운 언어도 만들어지고 감수성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 우리가 영웅 혹은 저주의 대상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원문 읽기: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462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