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평 · 보고 · 성명 · 입장문/논평

[논평] 7. 혐오는 예수의 언어가 아니다

2018년 9월 8일, 동인천 광장에서 대한민국 퀴어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제1회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수많은 퀴어들은 조직적인 혐오 세력들에게 입막음 당했다. 

퀴어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집회는 항상 있어왔지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여느 축제 때와 달랐다. 조직적으로 축제를 방해하러 온 혐오자들로 인해, 퀴어문화축제 부스들은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했다. 이뿐인가. 그들은 ‘사랑해서 반대한다.’를 위시한 여러 피켓을 들고 성소수자들이 가는 곳곳을 막고 부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을 ‘휠체어’, ‘장애자’, ‘병신’이라 부르며 비웃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막고 때리는 건 부지기수였으며, 사진도 마구잡이로 찍어댔다. 퀴어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며 소리쳤지만 그들은 자긍심의 축제에 함께한 퀴어당사자와 앨라이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가둬놓고 물과 음식, 심지어는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사랑의 방식이 수만 가지라 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그저 잔인한 폭력에 불과했다. 

혐오 세력들이 들고나온 종교의 경전에서 말한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다. (요일 3:15)"

2018년 9월 8일, 동인천 광장을 찾아 퀴어들의 앞뒤를 막던 그들은 대체 어떤 신앙을 갖고 사는 걸까. 예수는 이런 모습을 원치 않았을 게 분명하다. ‘선택받은 이’들이 아닌 소외당한 이웃, 타인들을 사랑해 마다치 않다 죽은 그였으니.

우리는 지금 이곳에 서서 너희들을 바라본다. 당신들의 사랑은 너무나 날카롭게 간 칼날이다. 그 날에 밴 핏물이 너무 짙다. 그만 거두고 동료 시민들을 보듬어라. 그만 죽여라.

2018. 09. 09
트랜스해방전선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reetransright/posts/296656864465351

트위터: https://twitter.com/freetransright/status/1038712976268615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