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아무 의미도 없었던 텅텅절을 기념하며]
27일 밤 KBS 심야토론에서는 “성소수자와 차별금지법”이라는 주제의 토론이 열렸다. 하지만 주제가 무색하게 역시 토론은 동성애 찬반으로만 흘러갔다. 주제는 성소수자와 차별금지법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토론 속에선 이성애자인 퀴어를 포함하여 동성애자를 제외한 모든 퀴어들의 존재는 또 지워졌다. 일부 패널은 케케묵은 동성애 찬반 토론의 논리를 당당하게 꺼내 들며 이 사회의 혐오를 당연시했다. 시청자 문자 참여 또한 전혀 정제되지 않았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성소수자 시청자와 토론 장소에 있던 성소수자의 안전할 권리는 철저히 부정당했다. 게다가 패널 중 한 명은 “동성애 독재”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며 표현의 자유와 신앙의 양심으로 자신의 폭력을 포장하였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삶을 부정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이는 찬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을 살아내는 성소수자들이 내일도 살고 싶다 외치는 절규를 독재라고 일컬을 권력을 가진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누가 독재를 하고 있는가.
같은 날 27일 오후에는 사법부의 유죄추정 판결을 규탄한다는 명목의 집회가 혜화역에서 열렸다. 애초 주최 측은 15000명의 인원을 신고하였지만, 정작 그 자리에 모인 인원은 150여 명에 그쳤다고 한다. 성차별에 대한 절박함이 없는 이들이 1만 5천 명이 모인 집회를 성공할 것이라고 여긴 것부터 패착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성차별 집회가 아니라고 표명하였지만 그곳의 연사들이 외친 말들은 수많은 여성 혐오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또한 만연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10월 26일을 탕탕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트랜스해방전선은 KBS 심야토론의 수많은 혐오 표현과 2차 가해를 옹호하는 집회를 보며 10월 27일을 아무 내용도 없는 텅텅절이라고 부르고 싶다. 공개적으로 혐오할 기회를 제공한 KBS에 유감을 표하며 그 자리에서 시간이 지나도 전혀 발전이 없는 혐오 논리를 자랑스럽게 발설하는 이들에게도 유감을 표한다. 당신들이 쉽게 내뱉는 그 혐오는 소수자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힌다. 트랜스해방전선은 모든 소수자와 연대하여 당신들의 혐오와 적극적으로 맞서 싸울 것이다. 당신들의 가벼운 혐오는 사람다운 삶을 위한 우리의 투쟁과 연대를 결코 이길 수 없다.
그 투쟁의 현장에서 희생되신 이들을 기리고 오늘을 살아내고 있고, 내일도 살고 싶다고 외치기 위해 트랜스해방전선에서는 11월 17일 17시부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그만 죽여라, 우리도 살고 싶다” 행사를 진행한다. 많은 분들의 연대와 참여 부탁드린다.
2018년 10월 28일
트랜스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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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OR 행진
2018년 11월 17일 17시
녹사평역 1번 출구
후원: KB국민 823701-04-318202 트랜스해방전선
페이스북: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20515532079484&id=13176517762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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