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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2021 외부행사참석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긴급기자회견 #죽음의행렬을멈추는_우리의행동_차별금지법제정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긴급기자회견

#죽음의행렬을멈추는_우리의행동_차별금지법제정 에서 김겨울 대표가 한 발언을 공유합니다.

 

고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트랜스젠더임을 밝혔을 때 가해질 모든 차별과 혐오를 딛고 계속해서 군 복무를 이어나갈 의지를 밝히신 용기있는 선택을 존경합니다.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이 변희수 하사님의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우리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미리 만들어 두지 못했습니다. 개인으로서 짊어지셔야만 했던 많은 일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트랜스해방전선은 변희수 하사님의 의지를 이어받아 겪지 않아도 됐던 일들을 겪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가로부터 강탈당한 변희수 하사님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앞장 설 것입니다. 복직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반대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우릴 보지 않을 자유란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비정상인 존재는 없습니다. 

차별과 혐오는 생명을 위협하는 칼날과도 같습니다. 무자비한 칼날로부터 소수자를 보호하고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론을 주도하며 노력해야할 국가가 오히려 차별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매일 매일이 가시밭길을 걷는 것만 같습니다. 국방부는 대답하십시오. 도대체 변희수 하사님이 복무를 계속 이어나가지 못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트랜스젠더는 직업을 가질 자유조차 갖지 못 하는 건가요? 

이제는 죽음의 행렬을 막아주십시오. 지난 달에만 세 명의 당사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은 더욱 많을 것이며 이후로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트랜스젠더가 차별과 혐오속에 바스라졌는지, 이 사회에서는 그 통계조차 나오지 않아 알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다같이 만나는 자리가 장례식 뿐인 삶에 너무 지쳤다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여기 이곳에 살아있습니다. 당신의 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더는 혐오와 차별을 방조하지 말아주십시오. 이젠 참고 살지 않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동등한 개인입니다. 유령처럼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자격이 없는 이등시민 취급을 받아도 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국가의 방치와 정치권의 외면 속에 지난 시간동안 트랜스젠더의 인권은 오히려 더 후퇴했고 성과또한 격하당했습니다. 더는 죽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살고 싶습니다. 이제야 말로 우리 사회가 바뀔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변희수 하사님이 부디 평안하고 또 평안하시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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