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안에 계신 주님께서는 공평하시어, 부당한 일을 하지 않으신다. 아침마다 바른 판결을 내려 주신다. 아침마다 어김없이 공의를 나타내신다. 그래도 악한 자는 부끄러운 줄 모르는구나!’ - 스바냐서 3장 5절
2018년 7월 17일 화요일,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이하 반동연)에서는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 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을 위해 어디에나 앞장서는 교회에서 사역하는 사역자의 개인 SNS계정을 사찰하고, 그의 가족까지 덩달아 악마화하여 사역자의 아버지에게 ‘아들의 사역을 중지시키라’, ‘당신의 사역도 내려놓으라’는 등 책임을 전가하는 천인공노할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반동연의 반복되는 성소수자 혐오 행태에 환멸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성소수자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의 강연을 강제로 중지하는 것은 물론, 섬돌향린교회의 임보라 목사 역시 ‘이단’이라 칭하며 감히 절대자의 이름을 참칭하여 그들을 악마화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이와 같은 행태를 15년 전 경험하였다. 2003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청소년보호법에의 성소수자 차별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성명을 발표하며 동성애 혐오를 드러냈다.
“동성애로 성문화가 타락했던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진노로 유황불 심판으로 망했다.
성경은 동성애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인권위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성소수자 청소년 활동가 육우당은,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회를 비판하고 원망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육우당의 죽음 이후, 한기총이 반대했던 청소년보호법의 성소수자 차별조항은 삭제되었다. 반동연에 되묻고 싶다. “동성애는 유황불로 심판해야 한다” 라며 한 청소년활동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한기총의 그 모습을 동경하며 재현하고자 하는 것인가?
성소수자에게는 더 많은 동역자가, ‘목자’가 필요하다. 자신이 식민지의 백성이자 학살현장의 생존자였던 예수는 그 사회에서 가장 작은 이들―세리, 혼혈인, 창녀, 나병 환자 등—과 함께 하였다. 트랜스해방전선은 예수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걸어 나갈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의 이름을 취하여 이 사회의 약자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며 칭죄를 계속해나갈(예레미야 4장 22절) 당신들의 죄악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비록 그 과정이 고되고 험난할 지라도, 우리는 어리석은 자가 되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갈 것이다(고린도전서 3장 18절). 소수자 예수의 그 걸음, 투쟁의 걸음에 트랜스해방전선은 함께 연대할 것이며 불의한 당신들에게 멀어져 약자와 함께 하는 목자들의 ‘하나님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길을 묵묵히 응원할 것이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저희가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할까 염려하라’ - 마태복음서 7장 6절
2018.07.17
트랜스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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