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본인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혔을 때 가해지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견뎌야 했던 변 하사님 곁에 우리가 서고자 했습니다.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었던 트랜스젠더의 삶을 이제는 더는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자 했습니다. 더는 한 개인이 이 모든 짐을 감당하며 희생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국가가 한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게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변희수 하사님의 용기 있는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우리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금 여기에서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계속 트랜스젠더퀴어로 살아가겠습니다. 우리 혐오와 차별을 이젠 참지 맙시다. 그리고 참지 말고 서로에게 이야기합시다. 힘들다고, 괴롭다고, 보고 싶다고. 힘든 마음 혼자 삭이지 말고, 혼자 버티지 말고. 그렇게 트랜스해방전선에도 이야기해주세요. 듣겠습니다. 댓글로도 달아주세요. 추모의 글도, 서로를 위로하는 글도, 자신을 위로하는 글도 좋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고 나눕시다.
트랜스해방전선이 주최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의 슬로건은 “그만죽여라, 우리도 살고 싶다”, “보통의 트랜스들의 위대한 생존”, 그리고 “나로 죽을 권리”였습니다. 트랜스젠더는 지금도 당신의 곁에서 학생으로, 직장인으로, 가족으로, 지인으로, 노동자로, 그리고 군인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해방전선도 움직이겠습니다. 이젠 참을 수 없습니다. 더는 잃을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고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역시 누구든 항상 안전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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