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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 보고 · 성명 · 입장문/논평

[논평] 14. 도읍이 추하니 능히 옮길 만 하다

지난 12월 3일,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법안심사 제 2소위원회에서 대폭 후퇴된 내용으로 수정되었으며 5일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이후 12월 7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젠더폭력에 대해 여성에게 지워지는 낙인과 2차 가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의 법안이었으나,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여성’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축소하여 규정하는 기존 안에서 크게 후퇴한 안이었다. 또한 지난 11월 7일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심사 소위원회에서 법무부와 검찰을 대상으로 하는 내년도 양성평등교육 예산을 1억 원으로 삭감하였다. 올해 예산 대비 ⅓ 이상을 삭감한 것이다.

  그 드높은 성과에는 김도읍 의원(자유한국당, 부산 북구강서구을)의 공로가 지대했다. 김도읍 의원은 ‘성평등’이란 용어가 동성애와 동성혼을 옹호한다며 예산 삭감을 주장하였다. 성평등이 뭔지조차 모르는 무지몽매한 국회의원이 성평등 예산을 삭감하고,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제정을 방해한 것이다.

  피해자 지원을 ‘해야 할’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으로, 성폭력 예방교육 마저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피해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왜’문제가 발생하는 지조차 고민할 지성조차 없는 속 편한 당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도읍 의원, 당신의 무지한 젠더의식은 너무나 추하였다. 명명이 그렇게나 중요하다면 당신부터 지역구에 내려가 은신할 것을 바란다. 부산의 국회의원이 ‘도읍’이란 이름으로 서울에 있다니, 수도권 중심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까 트랜스해방전선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당신이 시발(始發)이다. 먼저 솔선수범하라.

  더불어민주당 이하 원내 제정당도 통한의 반성을 바란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니 삭감해 통과시키자’는 당신들의 속 편한 발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미투 법안 관련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의 태도를 천명하였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성소수자와 여성들이 거리에서 끊임없이 생존을 외쳤지만, 국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여 성평등교육 예산을 삭감하고, 법안 내용을 후퇴시키는 당신들의 저의는 무엇인가.

2018년 12월 6일
트랜스해방전선

1)추하다2 : [형용사] 정밀하지 못하고 거칠다.
2)시발 : [명사] 일이 처음으로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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