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평 · 보고 · 성명 · 입장문/논평

[논평] 22. 당신은 확실히 순종하십니까 - 서울시립대학교 K 교수님의 ‘성령충만’에 부쳐 -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 로마서 8:1~2


 지난 5월 17일은 국제질병표준에서 동성애가 사라짐을 기념하는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이었다. 또한 대만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법제화가 성사된 날이기도 하다. 이런 기쁜 날 서울시립대학교의 축제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한 서울시립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퀴어시대’의 부스에서는 너무나 불쾌했을 행위가 자행되었다. 아마도 독실한 ‘그’ 종교의 신자이실 한 교수가 그들에게 친히 ‘천국에 가길 소망한다’ 권면하며 교수라는 본인의 권위를 전횡해 부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무례하기 그지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그의 행태는 기이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서울특별시에서 운영하는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에서, 본인의 ‘기도할 권리’를 주장하며 학생의 대표인 총학생회장의 요청을 ‘불만이 있으면 총장에게 가서 말하라’ 는 등 학문의 금자탑이라는 대학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언행을 일삼으며 학생들을 도리어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교수님께 말씀드린다. 예수는 천국의 구분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렸다. 세상의 핍박에 놓여 있는 낮은 자들과 동행했다. 자기 목의 진주목걸이가 곧 구원인 줄 아는 이들을 비난하며 하나님나라를 향한 길로 걸어갔다.

   신학자 판넨베르크는 ‘하나님의 입각점’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대한민국의 고매하신 ‘기독교인’들과 목사, 신도들은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위치에서 타인을 칭죄하고, 바라보고, 판단한다. 어찌 감히 절대자의 권능을 자기 맘대로 판단해 행사를 기쁜 마음으로 진행했을 학생들에게 ‘천국에 가길 소망한다’ 배설할 수 있을까. 절대자의 마음을 추측할 지언정 참칭할 수는 없다. 자신이 ‘하나님’의 자리에서 판단하는 아주 교만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지난 5월 17일은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이 무지개색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받았던 부당한 징계가 법원에서 효력을 상실한 날이기도 하다. 당신의 ‘하나님’은 그렇게 역사하신다. 육우당의 하나님, 깡총깡총의 하나님, 이방인의 하나님, 암하아레츠의 하나님, 그리고 축제 한 가운데, 퀴어시대의 하나님 말이다.

  이 땅에 천국을 만드는 이들의 걸음이 결코 혐오와 칭죄는 아닐 것이다. 혐오는 결코 하나님의 언어가 될 수 없다. 공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절대자의 명령은 혐오 없는 세상으로, 광장으로 동참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서 한 구절을 권면한다. 마태복음서 7장 21절이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어야 들어간다.

2019. 05. 20
트랜스해방전선


사건 개요 링크

https://twitter.com/queerinuos/status/1130264285580472320


트위터: https://twitter.com/freetransright/status/1130352372599758848

페이스북: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431280144336355&id=13176517762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