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CNN·폭스뉴스는 한 여성이 거리에서 총격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피해자는 Muhlaysia Booker라는 트랜스 여성으로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에서 군중에게 집단 폭행당한 피해자였다.
부커는 지난달 12일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냈고, 상대 차주는 부커에게 폭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 차주가 이 여성을 밀치자 주위에 있던 많은 남성이 몰려와 부커를 발로 짓밟으며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 혐오 표현도 자행했다. 그가 계속해서 구타당하자 한 시민이 차주에게 200달러를 줄 테니 폭행을 멈추라고 호소했던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부커는 당시 뇌진탕, 손목 골절 등 상처를 받았지만, 현장에서는 남성 한 명만 체포되었을 뿐 혐오 범죄를 자행한 가해자들은 대부분 체포조차 되지 않았다. 부커는 이후 한 집회에서 “여러분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장례식장에 누워있었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우리 곁을 떠났다.
부커는 18일 새벽 댈러스의 한 거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 또 일어났다는 것에 참혹함을 느낀다. 트랜스해방전선은 혐오 범죄에 희생된 Muhlaysia Booker님의 명복을 빈다.
그 혐오 폭행을 쉬이 용인하지 않고 제대로 처벌했다면 이런 인재(人災)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다. 어느 사회든 혐오 표현이 무분별하게 용납되는 사회는 항상 소수자들의 삶을 옥죈다. 혐오 표현과 혐오 폭력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이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지만, 그건 반드시 더 심각한 폭력을 야기하는 징검다리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트랜스해방전선은 지난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여전히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혐오 문화는 항상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파괴하려 한다는 점을 지금 다시 뼈저리게 느낀다.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어떤 소수자도 마찬가지이다. 혐오 문화에 동조하는 이들에게 분명히 밝힌다. 당신들은 우리의 삶과 생명을 빼앗을 수 없다. 우리는 이 혐오 문화가 절대 용인되지 않도록 동지들의 눈물을 안고 투쟁의 길로 달려갈 것이다. 다시 한번 부커님의 명복을 빈다. 혐오 폭력에 고통받는 모든 피해자분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끝까지 함께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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