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혐오는 공영방송의 법도가 아니다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시즌 2의 혐오 표현 자막을 규탄한다>
6월 28일 스톤월 항쟁을 기억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대에 우리는 또다시 공영방송에서 트랜스젠더 혐오 표현을 봐야만 했다. 지난 2월 MBC의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의 홍보 계정이 아이돌 홍보를 한다며 트랜스젠더 혐오 표현을 자행하고 수많은 비판을 들었지만 MBC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당시 수많은 사람의 비판과 트랜스해방전선의 규탄 성명, 항의 공문, 인권위 진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표현이 잘못되었음을 항의했고 당시 MBCPLUS는 짧은 사과문 하나를 자회사 홍보 계정에 올린 뒤 금새 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28일 밤 MBC에서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 시즌 2’에서는 한 방송인을 향해 ‘트랜스 대한 가나인’이라는 자막을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송출했다. MBC는 타인의 존재를 유희 거리로 삼아 혐오 장사를 하지 않으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타인의 존재를 희화화하고 혐오적 시선을 그대로 투영하는 방법뿐이라고 한다면 MBC는 본인들이 무능력하고 인권의식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당신들의 웃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트랜스젠더를 유희 거리로 삼는 이 상황이 전혀 웃기지 않다. 누군가를 희생해서 웃을 수 있는 것은 권력임을 MBC는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트랜스해방전선은 거듭된 MBC의 혐오 장사를 규탄한다. 트랜스해방전선은 당신들이 웃으며 자행한 폭력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MBC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하는 날 이와 같은 끔찍한 혐오 표현을 자행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트랜스해방전선은 MBC 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즉각 트랜스젠더 혐오 표현이 여과 없이 송출된 것에 대해 사과문을 게시하라.
하나, 혐오 표현 방지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라.
하나, 담당자들을 징계하고 담당자들에게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하여 포괄적 인권 교육과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라.
2019년 6월 29일
트랜스해방전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신청 민원을 작성했습니다.
https://www.kocsc.or.kr/main/cop/cpl/ParticipationInsertView.do
지난 28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시즌2 14화에서 방송인 샘 오취리가 화면에 나타났을 때, '트랜스 대한 가나인'이 자막으로 송출됐습니다. 이는 일련의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을 비하할 때, "네가 트랜스 여성이면, 나는 트랜스 딸기다." 식으로 트랜스젠더를 조롱하던 방식을 그대로 이용한 것입니다.
만약 트랜스를 "횡단하다, 가로지른다"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저 표현은 샘 오취리가 대한민국을 횡단하는 가나 출신 사람이라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해당 자막은 가나 출신 샘 오취리가 대한민국 국사 관련 내용을 어느 정도 안다는 분위기에서 나타났습니다.
즉, 가나인인 샘 오취리가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과정에 대입하여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하고 넓은 범주인 트랜스젠더라는 성별범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더욱 강화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트랜스젠더퀴어의 성별에 대한 탐구 과정과 존재가 가시화조차 되지 않은 사람들을 지나치게 가볍게 유희거리로 소비하는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해당 방송사는 지난 2월 말 자사 산하 아이돌 캠프의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트랜스○○년생' 표현을 사용해, 본 단체가 주축이 된 항의 연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당시 해당 트위터 계정에서 "추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린 바 있으나,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일이 생겼기에, 본 단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작성합니다.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시즌2 14화에 송출된 문제 자막
http://www.imbc.com/broad/tv/ent/littletv2/v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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