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이 너희의 땅에 거류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이방인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 되었었느니라 레위기 19:33-34’
지난 2월 28일, 숭실대학교는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의 신입생 환영 현수막에 ‘성소수자’란 단어가 추가되었단 이유만으로 게시 불허를 통보하였다.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 미쁜 마음으로 입학할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학생을 환영할 뿐인 해당 현수막을 말이다. 심지어 학생 서비스팀의 직원이 ‘학교의 규정’을 내세워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인권영화제 대관 취소 건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다.
이후 숭실대학교의 공식입장문은 더군다나 가관이다. 숭실대는 입장문에서 ‘현행 헌법상 동성결혼을 불허하며, 군에서도 동성애는 처벌 대상임을 고려할 때, 인권위 권고사항은 헌법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코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궤변을 학교의 공식 명의로 배설해냈다.
기독교 정신의 건학이념으로 설립되었다는 핑계로 본인들의 불의한 신념을 고집하는 학교 당국은 예수의 정신을 기억하기 바란다. 예수는 죄인과 병자,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이들과 낮은 곳에서 함께하였다. 빈부귀천이 없는 예수의 성찬은 어디에 갔단 말인가.
예수는 생의 마지막 날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제사장들을 향해 진노하였다. 공회에서 신을 팔며 장사하는 자들, 자기 목의 보화를 위해 누군가의 희생은 우습게 여기던 권력자들에게 예수는 목숨을 걸고 경고했고, 그렇게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예수의 정의는 세상의 법 저 너머에 있었다. 공의로운 절대자는, 반드시 세상의 법으로 약자를 핍박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에 자격이 없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동성애는 ‘죄악’이라 치부하는 학교는 스스로 성소수자에게 천국에 들어갈 자격을 강탈하였다. 예수를 팔아 기득권을 유지하고 약자와 소수자를 괴롭히는 자들, 신이 아닌 로마와 결탁해 자신의 기득권을 보장받고자 하는 자들. 당신들에게 성서 한 구절을 권한다. 신명기 27장 19절이다.
‘떠돌이와 고아와 과부의 인권을 짓밟는 자에게 저주를!’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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