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을 것입니다
-제2회 TDoR 행진을 준비하며>
안녕하세요. 트랜스해방전선입니다. 2019년 한 해 역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더 깊어진 혐오 표현과 근거 없는 혐오 선동에 우리는 많은 아픔과 좌절을 또 겪었습니다. 공중파 방송에서 우리의 존재를 지우며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유희거리로 소비하는가 하면, 여러 지역에서 혐오 세력들이 우리 존재는 거짓이라는 말을 일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올해 우리는 결국 국가인권위원회 온라인 진정서 내 성별 표기 방식을 바꾸었고, 부모 동의 없는 법적 성별 정정이 있었으며 높디높은 장벽 같았던 대법원 예규도 수정되었습니다. 또 올해 역시 다양한 지역에서 우리는 여기 있다고 크게 외쳤습니다.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트랜스젠더 혐오로 물든 사회에서 먼저 떠난 이들을 추모하며, 남은 이들은 함께 잘 살아남아 좋은 사회 만들 것을 다시 다짐하는 날입니다. 주말 이태원 차도 한복판에서 '그만 죽여라 우리도 살고 싶다!'라고 외친 작년의 행진을 기억하십니까. 올해도 트랜스해방전선은 지금까지 수많은 트랜스젠더들의 삶의 터전이자 죽음의 현장이었던 이태원에서 우리 존재를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패싱 문제로 노동권 보장은 먼 꿈인 사람들도, 패싱 문제를 해결했지만 법적 성별이 걸림돌이 되어 작은 민원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수술비가 없어 중노동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도, 미스젠더링으로 모임에만 갔다오면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도, 단체에서 활동하며 트랜스혐오에 맞서 싸우고 뒤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도. 평소엔 숨기고 살아야 했지만 이번주 토요일 한자리에 모여 ‘보통의 우리’ 이야기를 당당히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소란스럽게 우리의 존재를 드러낼수록 우리 보통의 존재들의 생존 확률은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위대한 생존의 이야기를 11월 16일 이태원 광장에서 직접 외쳐주십시오. 그곳에서 트랜스해방전선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11일
트랜스해방전선, 제2회 TDoR March 기획단
※ 본 캠페인은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의 채러티 팟(Charity pot) 후원 프로그램 및 파티기획/클럽파티/시스템 전문대행사 Stomp!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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