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평 · 보고 · 성명 · 입장문/성명

[성명] 1.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며

다가오는 목요일 3월 8일은 110번째 "세계여성의날"이다. 한 세기 전 열악한 현실에 항거하며 일어난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가 촉발된 이래, 곳곳에서 여성의 권익 신장을 부르짖는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 특히 한국 사회는 이러한 움직임에 제대로 부응했는지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명백한 성 불평등 사회임에도 여태 그 심각성에 비해 성평등 문제를 가벼운 일로 여겨왔다. 지난 2월 15일, 이코노미스트紙에서 발표한 유리천장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은 29등, 즉 마지막 등수를 기록했고 임금 격차 부분에서 한국 여성은 남성에 비해 36.7% 더 적게 돈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경제적 격차뿐만이 아니다. 현재 한국 사회 내 각계에 #MeToo 운동이 거대한 폭풍으로 돌고 있다. 이는 덜 중요하고, 사소하며,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존재로 치부되어 온 여성들이 "지금 여기"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며 한국 사회의 강간 문화를 고발 하는 것이다. 매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이 사회가 성인지적 관점에서 얼마나 뒤떨어진 사회인지 깨닫게 된다.

 

또 한국사회는 지난 대선에서 있었던 "나중에" 사건으로 대표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여성 성소수자들은 여성성과 성소수자성을 분리당해 온전한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우며, 여성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중 성소수자 정체성은 나중에라는 명목 하에 인권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 이러한 인권을 분리하고 선택하는 행위는 상호교차적 관점에서 볼 때 결국 여성 인권에 대한 위협임을 우리 사회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정성별을 강요받은 채 성노동으로 내몰려 안전과 생존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는 트랜스 여성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우리 사회는 성평등 사회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아픈 이를 짓밟고 서 있는 질서라는 것은 얼마나 허망하고 부질없는 것인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에 선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꺼내는 상황에서, 그리고 여전히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말하지조차 못한 많은 소수자 즉,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그리고 성소수자 등 앞에서 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트랜스해방전선

07 / Mar / 2018 21:30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reetransright/posts/167296027401436

트위터: https://twitter.com/freetransright/status/971376198281408512